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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RIS참여대학(원)생 우수사례 공모전] 우수상 김유빈, 공유대학 통해 타 전공 학습 도전
- 등록일 : 2024-10-11
- 작성자 : admin
- 조회수 : 19499
의류학과 학생의 천연물소재학과 학습 도전기
(김유빈, 충북대 의류학과)
• RIS 사업 참여 계기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한 전공적합 검사에서 식품이 1순위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식품에 대 해 자세히 접해본 적이 없고 관심을 가져본 적 도 없어서 결과를 잊고 지내다가 1학년 2학기 때 학과 지정반으로‘식품과 영양’수업을 수 강하면서 식품 분야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 게 되었습니다. 이후 식품영양학과와 식품생명 공학과 복수전공을 알아보던 중 천연물소재학 과가 새로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세 과 중에서 천연물소재학과를 선택한 이유로 는 다음의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식품영양학과, 식품생명공학과와는 다르게 식물 분야도 다루는 점이 좋았습니다. 평소 여러 분야에 호기심이 많기도 하고, 지원 당시 육종학에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작물육종학’수업을 수강하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혁신인재지원금으로 생활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자가 없이 월세로 살고 있는데, 매 학기 지원금 150만 원이면 3달 동안의 월세가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기존 학점 교류 방법보다 수월하게 다른 학교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점입니다. 기존에 본교의 수업만 듣는 것은 식상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학점 교류를 신청 하려니 절차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공유대학을 통해 다른 학교의 수업을 수강신청만으로 간편하게 수강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다른 학 교 학생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렇게 종합적인 이유로 최종적으로 천연물소재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업 참여 전 에 생각했던 장점들이 사업 참여 후인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천연물소재학과를 선택한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비참여학과 학생으로서의 어려움과 극복 과정
천연물소재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싶어서 처음에 공유대학에 문의했을 때에는 비참여학과 학 생 선발 절차를 운영하고 있지 않아서 복수전공을 할 수도 없었고, 혁신인재지원금을 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단순히 수업을 수강하는 것만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비참 여학과 학생 선발 절차가 생기면서 복수전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급하게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제출하여 걱정했으나, 서류 합격을 하여 면접을 보았습니다. 면접 때 긴장을 많이 하였지만 최종합격한 이유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인 것 같습 니다.
“의류학과와 천연물소재학과는 많이 다른데, 공부하는 것에 있어 두려움이 없 냐”는 질문에 “두려워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답하였습니다.
답변은 씩씩하게 했지 만, 사실 속으로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고등학생 때 문과였고, 면접관님의 질문처럼 본 학과와 천연물소재학과는 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문과인 제가 참여학과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습니다. 또한, 교수님들께서도 걱정을 하셨습니다. 저를 따로 부르셔서 수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물어봐 주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 오히려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습니다.
스스로도 극복 하고 싶었고, 신경써 주시는 교수님들께도 의류학과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맨 앞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철저 하게 복습하였습니다. 그 결과, 시험에서 1등을 하는 수업들도 있었고, 대부분의 수업 에서 A+을 받아서 현재 다전공 평점평균은 4.5 만점에 4.3입니다.
지금까지 수강한 10개의 수업 중 가장 힘들었던 수업은 지난 학기에 수강한 ‘생명과학 기 초’입니다. 생명과학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통합과학에서 다룬 이후로 접한 적이 없지 만, 기초 과목이라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기초가 아닌 생명과학 Ⅱ를 배우는 수업이라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생명과학 Ⅰ을 건너뛰고 생명과학 Ⅱ를 배운 것이기 때문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기초라는 것이 다른 수업들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지식을 배운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생명과학 기초’수업에서 A+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해가 될 때까 지 반복 학습을 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수업이라 강의를 여러 번 들을 수 있었고, EBS 수능특강 강의도 듣고 문제도 풀었습니다. 이렇게 강의 PPT, 정리 노트, 수능특강의 사이클을 반복적으로 돌리다 보니 이해와 더불어 암기까지 되었습니다. 물 론 이러한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천연물소재학과를 복수전공한 것을 후회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높은 시험 점수와 A+을 받고 나니 뿌듯함이 2배였습니다.
• 사업에 참여하며 이룬 것들
첫 번째로는 비참여학과 학생으로서 받은 자극이 본 전공과 교양 공부를 하는 것에 있어서 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2학년 1학기 때 복수전공을 시작한 이후로 성적이 매 학기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 학과 수석이 되었고, 마지막 학기인 다음 학기 도 열심히 공부하여 수석 졸업을 해낼 것입니다.
또 다른 긍정적인 영향은 천연물소재학과 버섯학 수업 때 배운 내용을 토대로 의류학과 전 공필수 수업에서 발표를 진행한 것입니다. 논문의 주제를 정해서 선행연구를 찾고 가설을 세우는 과제가 있었는데, 이때 버섯학 시간에 배운 것들과 버섯학 교수님께서 연 결해 주신 대학원 특강 때, 버섯으로 가죽을 만드는 기업에 대해 소개를 받았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독창적인 주제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제가 버섯학 교수님께 도움을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비건레더 관련 연구를 진행하셨는데, 레더 관련 업체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저를 기억해 주시는 것이 감사했고, 좋아하는 교수님 중 한 분이셔서 최선을 다해 답변해 드렸습니다.
두 번째로는 문과로서의 천연물소재학과 도전에 성공함으로써 다른 것에도 도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무엇이든 이루어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래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여 무언가에 도전하는 데에 있어 고민이 많은 사람이지만, 공유대학 덕분에 스스로에 대한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사능력검정시 험에 도전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고등학생 때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 한국사였기 때문입 니다. 6등급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힘들었던 과목이었습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은 80점만 넘으면 되지만, 만점을 받겠다는 각오로 공부하였습니다. 그 결과, 98점을 받아 가뿐히 1급을 취득하였습니다. 비록 한 문제를 틀리긴 했지만, 또 한 번의 도 전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다전공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이 공모전에 나가게 된 계기 는 저 같은 비참여학과 학생들에게는 이 사업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학교 사람들에게 천연물소재학과를 복수전공한다고 이야기하면 99%의 확률로 그런 과 가 있냐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저의 체험수기를 통해 천연물소재학과를 보다 그림 8 버섯학 교수님의 메일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하며 느낀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풀어낸 결 과, 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저의 체험수기가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다운을 받아서 이 사업을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네 번째로는 독도지킴이 공모전에 당선이 되어 독 도에 방문하였습니다. 천연물소재학과 학생으 로서 천연보호구역인 독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학교에서 개최한 독도 지킴이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고, 포스터 부 문에 당선이 되어 울릉도·독도 방문 경비를 전액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독도에 방문해 보니 국내의 어떤 자연경관보다 아름다운 곳이라 는 생각이 들었고,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에 더욱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로는 식품, 식물을 넘어 농업과 농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충청 청년마을 로컬대장정’프로그램에 참가하였습니다. 충청도에 있는 농촌 지 역에서 청년마을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직접 만나 뵙고, 농업과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농촌 지역의 가장 큰 문제가 빈집 현상인데, 이를 극복 하기 위해 한 청년마을에서는 빈집을 숙소로 리모델링하여 관광객들이 하루라도 그 지역에 더 머무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농촌에는 문화생활을 비롯하여 도시보다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이러한 점이 오히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 는 계기가 되어 작은 재능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농촌 이 도시보다 생활하기 불편하여 청년들이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이 야기를 듣고 생각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저는 RIS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도전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 시작했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와는 다른 삶을 각 자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도움을 받고 나니 세상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작게나마 기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기부를 하고 잊고 지내다 보면 후기가 올라오는데, 그럴 때마다 저 의 기부금이 의미 있게 쓰였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저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20년 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청주를 비롯한 충북에 애정이 있고, 충북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청주가 발전할 수 있을지 찾아보다가 RIS 사업을 통해 학생들은 학업에 도움이 되고, 지역은 발전의 기회를 얻고,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게 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 기사에 어느 정도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학생들을 해당 지 역의 기업과 연계해 주는 것 이전에 지역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청년마을을 언급한 파트에서 농촌이 도시보다 인프라가 부족하지 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언급하였는데, 이것은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지,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말이 아닙니다. 취업을 원하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인프라가 우수한 도시에서의 취업을 원합니 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의 인프라를 개선하여 살기 편한 곳으로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청년들이 모이고 우수한 인재들이 해당 지역에 취업하여 오랜 기간 거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주를 예로 들면, 교통이 불편하다는 말에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 것입니 다. 시내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운영 하는 공용 자전거가 존재하지 않는 것에도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더욱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