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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RIS참여대학(원)생 우수사례 공모전]최우수상 청주대 대학원생 김연준 '바이오 R&D 연구 참여 수기'
- 등록일 : 2023-11-15
- 작성자 : admin
- 조회수 : 23214
바이오 R&D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주춧돌, 충북지역혁신플랫폼
‘삼일열 말라리아의 특이적인 진단을 위한 바이오 소재 개발’ 참여
김연준 (청주대 대학원 바이오메디컬학과 전공)
대학-기업 공동연구로 사회문제 해결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에 호기심
제가 ‘충북지역혁신플랫폼(舊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2022년 3월 충북지역혁신플랫폼 참여학과인 청주대학교 바이오메디컬학과(오송캠퍼스)에 석사과정으로 입학하면서입니다. 저는 최재원 교수님 연구실로 진학하게 되었는데, 이 연구실은 주로 감염병 체외진단기술 및 바이오칩을 연구하는 신생 연구실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지역(지방)을 대상으로하는 R&D 과제가 있어 준비해보자고 말씀해주셨고, 충북 지역에서의 취업을 원하는 저에게는 막연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충북지역혁신플랫폼에는 성격이 다른 여러 종류의 사업들이 있지만, 제가 학생연구원으로 참여했던 사업은 ‘핵심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사업’이었습니다. 교수님과 함께 해당 사업의 지원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충북지역혁신플랫폼의 ‘핵심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사업’은 R&D 과제라는 측면에서는 많은 대학(원)생들이 학생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교육부의 R&D 과제와 유사하게 느껴졌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충북 지역에 기반을 둔 대학과 기업이 공동연구를 통해 사회문제(현안) 해결기술, 바이오신약 원천기술, 미래기술 등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참여한 ‘핵심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사업’의 과제명은 ‘삼일열 말라리아의 특이적인 진단을 위한 바이오 소재 개발’이었으며, 협업연구기관은 충북 오송의 SB플라자에 위치한 바이오시밀러(항체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로피바이오라는 기업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과제 지원을 위한 계획서의 작성과 발표평가를 위한 PPT를 제작, 협업연구기관과의 논의내용 등을 항상 알려주셨기 때문에, 사업에 참여하기도 전에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최재원 교수님 연구실과 ㈜로피바이오는 모두 항체를 연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 하나의 팀을 이루게 되었으며, 교수님으로부터 지원한 과제가 최종 선정되었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설레는 마음으로 긴 여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매년 500명 내외 말라리아 환자 발생
충북지역혁신플랫폼의 ‘핵심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사업 (과제명: 삼일열 말라리아의 특이적인 진단을 위한 바이오 소재 개발)’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매년 2억 명 이상의 인구가 말라리아에 걸린다는 것과 국내에서도 500명 내외의 말라리아 환자가 매년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존재하는 병원체의 감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열성 감염병으로, 발열, 오한, 발한, 설사, 복통,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에는 장기의 손상 및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감염병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말라리아는 해외의 아프리카와 같은 열대 지역에서만 발병하는 감염병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말라리아를 유발하는 병원체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국내에서 주로 발병하는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달리 삼일열 말라리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라리아가 압도적으로 많은 환자를 발생시키는 감염병임에도 불구하고, 단 1종류의 백신이 최근에서야 개발되었다는 점에서도 놀랐습니다. 그래도 말라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국내 토착 말라리아인 삼일열 말라리아를 다른 종류의 말라리아와 구별해야 하는 이유는 병원체의 생활사의 차이로 인해, 말라리아 치료 이후 수 개월에서 수 년에 걸쳐 재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삼일열 말라리아는 다른 종류의 말라리아와 다른 치료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삼일열 말라리아를 다른 말라리아와 구별하여 특이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삼일열 말라리아의 특이적인 진단을 위한 바이오 소재의 개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업에 참여하면서 수행한 실험들을 단계별로 간략히 요약하자면 1) 재조합 단백질(항원) 설계를 통한 발현 및 정제, 2) 하이브리도마 세포주의 개발 및 단일클론항체의 정제, 3) 단일클론항체의 생화학적 특성 분석 및 적합성 평가입니다. 재조합 단백질(항원) 설계를 통한 발현 및 정제 단계에서는 플라스미드 DNA 정제, DNA 정량법, 유전자 클로닝, 중합효소연쇄반응(PCR), 아가로스 겔 전기영동 등의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실험기법과 폴리아크릴아미드 겔 전기영동, BCA 단백질 정량, UV 측정을 통한 단백질 정량, 대장균의 배양, 단백질의 과발현, 친화 크로마토그래피, 효소 활성 측정법 등의 다양한 생화학적 실험기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제가 사업에 참여하면서 수행했던 삼일열 말라리아 재조합 단백질의 분석 결과입니다.
두 번째 단계인 하이브리도마 세포주의 개발 및 단일클론항체의 정제 단계에서는 마우스 기초실험, 동물세포의 배양, 세포주의 스크리닝, 바이오리엑터의 구동, 단일클론항체의 생산, 단일클론항체의 정제 등과 같은 실험기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단계인 단일클론항체의 생화학적 특성 분석 및 적합성 평가 단계에서는 효소면역흡착법(ELISA), 웨스턴 블로팅(Western blotting), 이소타입 분석법, 해리상수 측정법 등의 다양한 생화학적 실험기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제가 사업에 참여하면서 수행했던 삼일열 말라리아 젖산탈수소효소(PvLDH)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단일클론항체의 분석 결과입니다.
더 나아가 저는 ‘재조합 단백질(항원)’과 ‘단일클론항체’의 시제품 개발에도 참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충북 오송에 소재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신약개발지원센터에 방문하여 재조합 단백질과 단일클론항체의 장기 보존을 위한 제형 설계와 관련 부형제 조건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며, 이를 적용하여 시제품의 형태로 사업 참여의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바이오 소재의 개발 및 평가, 시제품 제작 등과 같은 일련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반면에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소재의 개발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가능했던 이유는 ‘오송생명과학단지’라는 지리적/지역적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점적으로 실험을 수행했던 참여대학과 협업기업이 모두 오송에 소재해있어 활발하게 교류하며 실험결과를 논의할 수 있었고, 제가 실험에 사용했던 바이오리엑터와 같은 고가의 장비 역시 오송의 충북C&V센터에 소재한 충북테크노파크에서 보유하고 있었기에 발 빠르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발된 바이오 소재의 제품화 역시 오송에 소재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있었기에 빠르게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SCIE급 학술지 논문 3편 게재 , 국내 특허출원 2건, 학술대회 수상 등 성과
저는 충북지역혁신플랫폼의 ‘핵심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기회만으로도 여러 배울 점들이 많았기에 너무나도 영광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업 참여를 통해 감사하게도 여러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성과는 1) SCIE급 학술지 논문 3편 게재, 2) 국내 특허출원 2건, 3) 학술대회 참석 및 포스터 발표 4건, 4) 학술대회 수상 2건 등입니다.
우선 저는 SCIE급 학술지에 제1저자로 2편, 공동저자로 1편의 논문을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말라리아 재조합 단백질의 분석과 관련하여 2022년 10월 RSC Advances (IF=3.9, Q2) 저널에 “Enzyme-linked aptamer-based sandwich assay (ELASA) for detecting Plasmodium falciparum lactate dehydrogenase, a malarial biomarker”라는 제목의 논문을 제1저자로 게재하였습니다.
또한 말라리아 재조합 단백질의 고효율 생산방법과 관련하여 2023년 7월 IJMS (IF=5.6, Q1) 저널에 “Expression, Pur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Plasmodium vivax Lactate Dehydrogenase from Bacteria without Codon Optimizat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제1저자로 게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효소 활성 측정을 위한 바이오칩 개발과 관련하여 2022년 9월 Biosensors (IF=5.4, Q1) 저널에 “Analysis of Phosphatase Activity in a Droplet-Based Microfluidic Chip”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동저자로 게재하였습니다. 논문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논문의 초안 작성, 결과의 가시화, 과학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논문 개선 등과 같은 값진 내용도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삼일열 말라리아의 특이적인 진단을 위한 단일클론항체 소재는 원천기술이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2건의 국내 특허출원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허를 출원하는 과정에서 교수님과 변리사님과의 회의에 여러 차례 참석하며, 특허 명세서의 작성과 청구 범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업에 참여하면서 얻은 연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2022년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2022 한국바이오칩학회 추계학술대회, 2023 한국바이오칩학회 춘계학술대회, 2023 한국생물공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총 4건의 포스터 발표를 수행하였습니다. 발표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를 경험하며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포스터 발표를 통해 2022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정기연례학술대회에서는 발표된 1,000개 이상의 포스터 중에서 우수 포스터로 선정되어 ‘Excellent Poster Awards’를 수상하였으며, 2023 한국바이오칩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400개 이상의 포스터 중에서 우수 포스터로 선정되어 ‘우수 포스터 발표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충북지역혁신사업 참여 통해 지방에서도 경쟁력 있는 인재 될 수 있다 확신
충북지역혁신플랫폼의 ‘핵심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사업’은 저에게 ‘바이오 R&D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주춧돌’과도 같습니다. 충북지역혁신플랫폼의 지원 사업이 있었기에 ‘바이오 소재 개발 ⇒ 평가 ⇒ 시제품 개발’과 같은 단계를 짧은 기간 안에 경험할 수 있었고, 관련 R&D 실무뿐만 아니라 바이오 생태계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충북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대학-기업-공공기관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충북 지역에서 모든 것을 신속하면서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One-Stop Solution’ 시스템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대학(원) 졸업생들이 수도권으로 취업을 원하지만, 저는 이 사업을 계기로 충북 지역으로의 취업이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에도 충분한 장점이 있다고 확신했고, 앞으로의 진로 설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급작스런 COVID-19 사태로 인해 지방의 위기는 더욱 가속화 되었다고 느낍니다. 주변의 선배ㆍ후배ㆍ동료들의 취업 및 대학원 진학 현황만 보더라도, 수도권이나 과학기술원(-IST)으로 가는 것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저는 충북지역혁신플랫폼의 사업 참여를 통해 지방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RIS 사업이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우수한 사업(프로그램)들이 요즘 뉴스 기사에 자주 출현하는 RISE 사업으로 이어져 지역에서 삶의 터전을 이루고자하는 인재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참여 후기 공모전을 계기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최재원 교수님, ㈜로피바이오 관계자, 충북지역혁신플랫폼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충북 지역의 대학(원)생들이 충북지역혁신플랫폼의 여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기를 바랍니다.